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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 일 5월 2009 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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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사업 한국 기업들, 경영난 극심

05/05/2009

한국 정부가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를 이유로 한국민들의 방북을 제한한 지 오늘(5일)로 한 달이 됐습니다. 이에 따라 평양 등지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한국 기업들 가운데 일부는 도산 위기에 처해 있거나 제 3국으로의 이전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이후 한국 정부가 선별적으로 방북을 허용하고 있는 가운데 북한 내륙지역에 진출한 기업들이 사업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는 지난 달 로켓 발사 직전, 평양 등 내륙에 상주하던 기업인 80명을 철수시킨 뒤 지금까지 방북을 제한적으로 허용하고 있습니다.

2004년부터 평양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한 업체 대표는 “정부의 방북 제한 조치가 풀리지 않아 평양에 진출한 상당수 업체들의 조업이 중단된 상태”라며 “2006년 핵실험 때도 상황이 이렇게 나쁘진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북한과 경협 사업을 벌이고 있는 한 관계자는 “지난 4월 중순 방북하려고 했지만 한국 정부가 불허해 무산됐다”며 “여름철 출하 일정 등을 조정해야 하는데 하지 못해 답답하다”고 말했습니다.

사업 협의를 위해 오는 5월 말 방북할 예정이라는 이 관계자는 “북측으로부터 초청장을 받았고 조만간 통일부에 방북을 신청할 예정”이라며 “이번에도 방북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올해 사업에 차질이 불가피하다”고 우려했습니다.

“남북 당국이 경색을 이유로 접촉을 제한한다거나 초청하지 않는 등 이런 이유로 사업에 지장이 있는 것이지.. (경협에 다른 문제는 없습니다.) 다시 말해 당국 간 정치적 이해관계 때문에 경협 사업에 지장이 초래되고 있습니다. 순수한 남북 경협에 대해 정부가 도와줘도 시원치 않은데 자꾸만 발목이 잡히는 거지요.”

경협 사업자들은 북한에 억류돼 있는 현대아산 직원 유모 씨 문제가 장기화될 경우, 평양을 비롯해 북한 지역에 진출해 있는 사업들까지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는 만큼, 2차 남북 접촉 등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북한의 나진 선봉지역에서 협력사업을 하고 있는 한 기업인은 “새 정부 출범 이후 남북관계가 악화되면서 살얼음판을 걷는 심정”이라며 “경색 국면이 더 길어질 경우 사업 철수도 고려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업체 관계자들에 따르면 평양 등 북한 내륙지역에서 사업을 하는 업체는 약 4백 50개에서 5백여 개로, 이들 중 상당수가 경기침체에 따른 자금 부족과 잇따른 방북 제한 조치로 사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여기에다 개성공단에 비해 미흡한 정부 지원과 사회적 무관심도 사업을 하는 데 어려움을 더하는 요인입니다.

최초의 남북합작 회사인 평양대마방직의 김정태 회장은 “지난 20년 간 남북경협에서 가장 적극적인 역할을 해온 내륙진출 기업들이 자금 한계와 정치적 불안 등으로 도산하거나 제 3국으로의 이전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 회장은 “개성공단에 대한 정부의 투자는 약 7천억원에 달하는 반면 그 외 지역에 진출한 기업들에 대한 지원은 전무한 상태”라며 “가뜩이나 기업 환경이 열악한데다 남북관계 마저 악화돼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평양 선교구역 영제동에 자리 잡은 평양대마방직은 남측의 안동대마방직과 북측 새별총회사가 절반씩 투자해 공동 경영하는 최초의 남북합작 회사로, 지난 해 10월 말 준공했습니다.

김 회장은 “당초 지난 3월 초에 정상 가동할 계획이었으나 남북 간 경색국면으로 운영자금을 확보하지 못한데다 방북마저 안되고 있어 현재 중단된 상태"라고 말했습니다.

한 업체 관계자는 “남북관계가 극도로 악화되면서 사실상 한쪽 손을 묶어 놓고 사업을 하는 것과 다를 바 없는 상황”이라며 “개성공단 이외 지역에서 사업을 하는 업체들에 대해서도 한국 정부가 보호할 의무가 있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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